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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위. 푸른 하늘 아래 무너져가는 미국을 노래하다, <Crumbling La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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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mmy_5b45eeb8-1ac4-47af-af07-00d9ec543832_1024x1024.webp [핑크 플로이드 베스트 75] 69위. 푸른 하늘 아래 무너져가는 미국을 노래하다, <Crumbling Land>

오늘 소개할 곡이자

핑크 플로이드 베스트 75의 69위는

영화 <Zabriskie Point>의 사운드트랙에 수록된

<Crumbling Land>













images.jfif.ren.jpg [핑크 플로이드 베스트 75] 69위. 푸른 하늘 아래 무너져가는 미국을 노래하다, <Crumbling Land>

<Crumbling Land>는 정규 앨범에 수록된 곡도 아니고, 싱글로 발매되어 유명해진 곡도 아니다.

이 곡은 이탈리아 영화감독, 미켈란젤로 안토니오니의 1970년 영화 자브리스키 포인트, Zabriskie Point의 사운드트랙을 위해 만들어진 곡이다.

핑크 플로이드는 1960년대 후반, 70년대 초에 영화에 들어갈 음악들을 대거 작업했는데,

결과적으로 핑크 플로이드 3집 <More>와 6집 <Obscured by Clouds>는 앨범 자체가 영화 OST 곡을 묶어서 낸 앨범이된다. 

이 앨범 수록곡 말고도 영화 음악 작업을 많이 했는데 그 결과물 중 하나가 오늘 소개할 이 곡 <Crumbling Land>다. 

이 곡은 정규앨범에 수록되거나, B-side 모음집 컴필레이션 앨범에도 수록되지 않았지만, 영화 OST 싱글로 발매되었다. 












images (1).jfif.ren.jpg [핑크 플로이드 베스트 75] 69위. 푸른 하늘 아래 무너져가는 미국을 노래하다, <Crumbling Land>

곡 자체만 보면 이전에 소개했던 3집의 <Green is the Colour>와 비슷한 분위기다. 

목가적인 분위기에 통기타 사운드가 인상적인 포크송인데, 그 위에 컨트리 록의 사운드가 더 가미된 밝고 경쾌한 곡이다. 

데이비드 길모어도 훗날 이 곡을 일종의 컨트리 & 웨스턴 곡이었다고 회상하며, 본인들의 색깔에 맞지 않았던 곡이라고 평가했고,

당시 미국 포크 록/컨트리 록밴드인 The Byrds나 Crosby, Stills & Nash 같은 밴드를 직접적으로 흉내 낸 곡에 가까웠다고 설명했다.

쉽게 말하면 영국 사이키델릭 밴드 핑크 플로이드가 미국 영화를 위해 미국 음악을 흉내 내본 곡인 셈이다.









9400A45F-99FA-387D-85E5EE5E8A1B36CF.jpg [핑크 플로이드 베스트 75] 69위. 푸른 하늘 아래 무너져가는 미국을 노래하다, <Crumbling Land>

그럼에도 불구하고 곡은 묘하게 느긋하고 햇살 좋은 미국 서부 같은 분위기를 만들며, 

미국 서부 데스밸리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황량한 히피들의 자유로운 문화를 그리는 영화와 제법 잘어울린다. 

특히 길모어의 목소리는 훗날 핑크 플로이드에서 들려주는 무겁고 감정적인 보컬보다는 훨씬 가볍고 젊은 느낌이다.












맑고 감미로운 통기타 소리로 곡이 시작된다.








[Verse 1]

In a while I'll find the time to make the sunshine mine
In a smile I saw a single eagle in the sky
Wheeling, soaring, gliding by

조금만 지나면, 저 햇살을 내 것으로 만들 시간도 찾게 되겠지
미소 속에서, 나는 하늘을 나는 한 마리 독수리를 보았어
빙글 돌며, 높이 솟아, 미끄러지듯 날아가네



곡의 시작은 굉장히 평화롭게 시작한다. 

일단 여기까지만 보면 그냥 미국의 넓은 자연을 노래하는 목가적인 컨트리송처럼 들린다.











slingmanhousebydrone.png [핑크 플로이드 베스트 75] 69위. 푸른 하늘 아래 무너져가는 미국을 노래하다, <Crumbling Land>


[Verse 2]

On a hill there lived a man with many shining things
Shiny pool, a shiny car and shiny diamond rings
Wining, dining, shining king

언덕 위에는 반짝이는 것들을 잔뜩 가진 남자가 살고 있었지
반짝이는 수영장, 반짝이는 자동차, 그리고 반짝이는 다이아몬드 반지들
와인을 마시고, 만찬을 즐기는, 번쩍이는 왕



그런데 2절부턴 모든 것을 가진 언덕 위에 사는 부자가 등장하며 분위기가 살짝 달라진다. 

여기서부터 자연스럽게 영화 <Zabriskie Point>의 주제와 연결된다.

이 영화에는 개발업자와 거대한 부동산 프로젝트 그리고 광고와 소비같은 당시 미국 자본주의 사회의 이미지들이 계속해서 등장하는데,

그에 반해 자연 속을 자유롭게 날아다니는 독수리와 황량한 사막을 헤메는 자유로운 히피 주인공들이 

언덕 위에서 반짝이는 물건들에 둘러싸여 사는 부자의 모습이 묘하게 대비된다.












d33ce983-f6d3-45f2-abd5-dddc4e5222bb.png [핑크 플로이드 베스트 75] 69위. 푸른 하늘 아래 무너져가는 미국을 노래하다, <Crumbling Land>

[Verse 3]

And the eagle flies in clear blue skies
Breathing in the clear blue air
Back here on the ground another dealer coughs and dies
And fifty more come rolling off
The Ford production line

그리고 독수리는 맑고 푸른 하늘을 날아가고
깨끗하고 푸른 공기를 들이마시지
하지만 이곳 땅 위에서는 또 한 명의 딜러가 기침하다 죽어가고
그러는 동안 또 쉰 명이 줄줄이 쏟아져 나오지
포드의 생산라인에서


3절에서 이 곡의 핵심적인 메세지이자, 가장 신랄하게 풍자하는 구절이 나온다. 

하늘에서는 독수리가 깨끗한 공기를 마시며 자유롭게 날아다니지만,

땅에서는 누군가는 기침하다 죽어가고, 그 사람이 사라져도 포드의 생산라인에서는 또 수십 명이 계속해서 쏟아져 나온다.

자동차를 대량생산하는 공장의 컨베이어 벨트에서 똑같은 자동차가 끝없이 찍혀 나오듯,

사람 역시 사회 안에서 얼마든지 대체할 수 있는 부품처럼 만들어지고 소비된다.

그리고 이 부분이 앞의 독수리 이미지와 굉장히 강하게 대비된다.










31cnd-antonioni1-600.jpg [핑크 플로이드 베스트 75] 69위. 푸른 하늘 아래 무너져가는 미국을 노래하다, <Crumbling Land>

[Verse 4]

Then a man appearing like a mirage on the sand
In his hand a moving picture of the crumbling land
Screaming, dealing, movie man

그러자 모래 위의 신기루처럼 한 남자가 모습을 드러내고
그의 손에는 무너져가는 땅의 움직이는 영상이 들려 있었지
소리치고, 거래하는, 무비맨



그리고 갑자기 등장한 무비맨. 그의 손에는 무너져가는 땅의 영상이 들려 있다.

이건 영화와 연결해서 보면 인상적인 부분인데, 영화 자체가 유럽 감독인 안토니오니가 미국으로 건너와

당시 60년대 후반, 70년대 초 미국 사회의 갈등과 소비문화, 청년들의 반항과 황량한 서부 풍경을 카메라에 담은 작품이기 때문이다.

말 그대로 신기루처럼 다른 나라에서 온 한 영화감독이 무너져가는 나라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고 있는 셈이다. 











[Verse 5]

Here we go, hold your nose and see if something blows
Close your eyes, count to ten and see the sunrise rise
Climbing, high into the sky

자, 간다. 코를 막고 뭐라도 터지는지 한번 보자
눈을 감고 열까지 세어봐, 그리고 떠오르는 해를 바라보자
점점 더 높이, 하늘 위로 올라가네


5절의 이 구절은 영화의 마지막 장면을 알고 있다면 조금 다르게 들린다.

이 영화에서 가장 유명한 장면은 영화 마지막에 등장하는 저택 폭발 장면이다.

부유한 개발업자의 호화로운 저택이 폭발하고 각종 소비재가 슬로모션으로 하늘을 날아다닌다.

비록 이 부분에서는 핑크 플로이드의 다른 음악이 쓰여졌지만, 

이 곡에서 말하는 뭔가 터지는지 보자라는 표현이 영화 전체의 마지막 장면을 예고하는 것처럼 들리기도 한다.













[Verse 6]

By the ornamental lake, a diamond lies
Upon the finger of the king
On high the eagle spies the glitter of a gun
And wheeling in a climbing turn he flies into the sun

장식용 호숫가에는 다이아몬드 하나가 놓여 있고
그 왕의 손가락 위에서 빛나고 있지
높은 하늘의 독수리는 총에서 번쩍이는 빛을 발견하고
몸을 틀어 높이 솟아오르며 태양 속으로 날아가네



마지막 구절에는 처음에 등장했던 독수리가 다시 돌아온다.

땅 위에서 번쩍거리는 다이아몬드와 총을 뒤로하고 높이 몸을 틀어 태양을 향해 날아간다.

곡은 하늘의 독수리와 땅 위의 인간을 계속해서 대비하며 보여주며 모든 물질적인 것에서 자유로워 하늘을 날아다니는 독수리와, 

모든 물질적인 것에 사로잡혀 땅 위에서 부자들을 위해 죽어가는 인간들을 비교한다. 














음악은 자체는 드라이브하며 듣기 좋은 굉장히 밝고 편안하고 경쾌한 미국 컨트리 록이다.

하지만 가사를 보면 그 아름다운 미국 풍경 아래에 존재하는 소비사회와 산업, 계급, 폭력의 이미지를 계속해서 보여준다.

그래서 제목도 Crumbling Land, 무너져가는 땅이다.

이런 식의 대비는 몇 년 뒤 핑크 플로이드 음악에서 훨씬 더 강하게 등장한다.

아름다운 음악을 깔아놓고 그 위에서 인간 사회의 불안이나 모순을 이야기하는 방식.

아직 <The Dark Side of the Moon>이나 <Animals>처럼 하나의 거대한 철학이나 사회비판으로 완성된 단계는 아니지만,

그 방향으로 조금씩 움직여가는 모습이 느껴지는 곡이다.


















여담으로, 안토니오니 감독은 핑크 플로이드에게 이 영화의 전반적인 사운드트랙 작업을 부탁했고, 

핑크 플로이드는 이 영화를 위해 상당히 많은 음악을 만들었지만, 결과적으로 감독은 그 중 극히 일부만 영화에 사용했다.

밴드는 훗날 자신들이 사실상 영화 전체에 들어갈 정도로 음악을 작업했는데 감독이 대부분을 사용하지 않았다고 불평하기도 했다.

그 과정에서 만들어졌지만 버려진 곡들 중에는 리처드 라이트가 피아노로 만든 <The Violent Sequence> 곡도 있었는데, 











안토니오니 감독은 이 곡이 장면에 비해 슬프다는 이유로 사용하지 않았고, 몇 년 뒤 이 멜로디에 로저 워터스의 가사가 붙으면서

핑크 플로이드의 7집 <Dark Side of the Moon>의 <Us and Them>이란 곡으로 재탄생하게 된다. 




















훗날 핑크 플로이드가 집요하게 파고들게 될 소비사회와 인간 소외,

부와 권력에 대한 시선이 희미하게 보이기 시작하는 이 곡을

핑크 플로이드 베스트 75의 69위로 선정한다.



핑크 플로이드 베스트 75의 69위,

<Crumbling Land>

🔥 실시간 네티즌 베스트 반응

  • 무X맨잘 읽었습니다! 초기 곡들은 아무래도 잘 안 듣게 되는데 이참에 함 들어봐야겠네요
  • 말XX카넵 초기 곡들도 좋은곡들이 아주 많습니다ㅎㅎ 감사합니다ㅊㅊ
  • 전XX집나름 많이 들었다고 생각했는데 아직 모르는곡들이군요 ㅋㅋ 잘봤습니다!!
  • 말XX카유명한 곡들은 중위권 진입해야 슬슬 나오지 않을까 생각합니다ㅋㅋ 감사합니다
  • 로XXX스와 자브리스키 포인트 ost곡이 있네요 ㅎㅎViolent sequece/riot scene 말고도Love scene, unknown song도 잔잔허니 좋더라구요시드배럿 탈퇴 이후 meddle까지 이거저거 다 해본 시기들노래 중에서는 제일 좋아합니다 ㅎㅎ
  • 말XX카넵 동감입니다ㅎㅎ 이 시기에 이것저것 시도해본것들 들어보니 재밌더라구요.
  • 국XX텐포텐 가라
  • DXXXx개인적으로 핑크플로이드의 The Great Gig In The Sky 를 엄청 좋아하는데 말네스카님의 평가도 궁금합니다. 그 노래에 빠져서 1년을 거의 매일 같이 들었었네요. 다크사이드 오브더 문 앨범 전체를 좋아하지만 이 곡은 정말 처음 들었을 때 그 충격이 너무 컸었네요
  • MXXXXXn그거 스쿨 오브 락에서 잭 블랙이 흑인 여자 보컬 애한테 들어보라 했던 곡이었나ㅋㅋ 진짜 한 20년 전에 많이 들었는데
  • DXXXx다크사이드 앨범을 구매하고 저 곡이랑 Breathe 곡을 너무 미친듯이 좋아하게 됨요 ㅋㅋㅋ 진짜 솔직히 모든 곡이 다좋긴함
  • 말XX카저도 상당히 좋아하는 곡입니다. 앨범 자체가 마스터피스에, 곡들이 모두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어서 따로따로 소개하는게 조금 어려울것 같긴 합니다만.. 최선을 다해보죠. 닼사문 곡들은 최소 중위권 이상일듯 싶습니다.
  • 주XXX뉴진짜 너무 좋은 반드 이 반드 음악듣다 제네시도 알게되서 들었는데 거기도 또 지리는 양반인걸 알게됐지
  • 컨XXX션아 그 곡이 핑플 곡이었구나...
  • 말XX카영화에 나오는 모든 노래들이 다 핑플 곡들
  • NXXXXXa오옹 이건 모르던곡인데 첨들어보네용
  • 말XX카정식 앨범으로 발매가 안되서 인지도가 많이 낮은 편입니다.
  • 크XXXXX라전에는 토킹헤즈 올렸던 분임??
  • 말XX카맞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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