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 순순히 왕관을 바쳤으니 목숨만은 살려주지"

서기 114년, 명실상부 고대 서방세계 최강의 제국 로마와, 그 로마에 어찌 비벼보기라도 할 수 있는 유일한 제국 파르티아 사이에는
반세기만에 다시 전운이 감돌고 있었다.
작년에 파르티아 샤한샤(왕중왕) 오스로에스 1세는, 로마의 봉신국이자 양국 간의 완충지대였던
아르메니아 왕국의 왕을 로마의 동의 없이 폐위시키고, 자기 동생 파르티마시리스를 그 자리에 앉혔다.
파르티아가 로마를 대놓고 무시하려 한 건 아니고, 나중에 로마 황제에게 사절단과 함께 막대한 선물을 보내며
"사후승인"을 받으려 했다지만, 이는 로마 제국의 동부 국경에서
양국 간의 미묘한 세력균형을 깨뜨리는 위험천만한 도박수였다.

그리고 하필 서기 113년 당시의 로마 황제는 다른 사람도 아니고, 불과 7년 전에
게르만족의 영웅 아르미니우스 이래 로마 최대의 위협이었던, 명장 데케발루스 대왕의 영도 하에 막 전성기를 맞던
신흥강국 다키아(*오늘날의 루마니아)를 완전히 정복하는 데 성공한, 로마 제국 역사상 최강의 황제 중 한 명 -
지고의 황제Optimus Princeps, 트라야누스 대제였다.

트라야누스가 보인 반응은 그야말로 너 존나 잘걸렸다 정벌하고 싶었는데였고,
로마 제국의 30개 군단 중 최소 10~12개, 일부 파견대를 보낸 군단들까지 합하면 최대 17개 군단이라는
다키아 대정복 당시조차 능가하는 전무후무한 규모의 원정군이, 제국 각지에서 로마령 시리아로 집결하기 시작했다.


114년 봄, 집결을 마친 동방 대원정군을 사열하고, 환갑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군단병들의 훈련에 동참해
군단병들 : 차...차라리 얼른 싸우게 해줘...20대 초반 아쎄이우스들에게도 뒤지지 않는 기력을 과시하며,
장병들과의 전우애를 다지고 있던 황제에게, 아르메니아 왕 파르티마시리스의 화친을 구하는 친서가 도착했다.
그러나 트라야누스의 반응은 ?아르메니아 왕은 작년에 쫓겨나서, 지금 아르메니아 왕국은 공위상태인데
어떻게 "아르메니아 왕" 한테서 친서가 올 수 있음? 스팸메일 피싱이네 이거;;; 였다.
물론 어떻게든 널 조지겠다고 일부러 부리는 트집에 불과했고, 곧 출정을 개시한 원정군이
아무런 저항도 받지 않은 채 아르메니아 영내로 진군했다.


엘리게이아라는 곳까지 로마군이 이르렀을 때, 파르티마시리스가 찾아와 트라야누스를 알현했다.
알현 석상에서, 그는 오래 전 코르불로의 로마군을 상대하게 된 아르메니아 왕이자 파르티아 왕자, 티리다테스가
네로의 초상화 앞에서 그랬듯이, "로마의 충실한 봉신국 아르메니아의 번왕" 으로서
아주 공손하게 왕관을 벗어, 옥좌에 앉은 트라야누스의 발치에 조심스럽게 내려놓았다.
(참고 : ??? : '하 시발 밀씹덕새끼 비위 맞춰주기 한번 진짜 더럽게 힘드네...' - 미스터리/공포 - 에펨코리아)

파르티마시리스의 기대대로라면, 그리고 상식적으로도 이쯤에서라면
입이 귀에 걸린 트라야누스가 '허허허 짐의 충성스런 새 번왕이여 그만 일어나거라' 하면서
옥좌에서 일어나, 자기 손으로 파르티마시리스에게 왕관을 다시 씌워 주어야 할 터였다.
그런데 지고의 황제는, 여전히 근엄한 표정으로 옥좌에서 발가락 하나 까딱하려 하지 않았고,
도열해 있던 무수한 로마군 장병들이 "임페라토르(총사령관) 만세!!
또다시 적을 무찌르신 황제 폐하시여!!!" 라 환호하는 것이었다.

어쨌든 트라야누스가 알현을 윤허하면서 "이건 항복 의식이 아니라 책봉 의식이다" 고 한 적은 없으니
딱히 파르티마시리스에게 거짓말을 한 적은 없었다.


아무래도 ㅈ된것 같다고 깨달은 파르티마시리스가, 필사적으로 트라야누스를 설득해보려 했지만
황제는 "앞으로 아르메니아는, 새로운 속주로서 대 로마 제국의 일부가 될 것이니라" 는 일방적인 선언으로 알?현을 끝내버렸다.



폐위당한 파르티미시리스는 로마군 진영을 떠나던 중, 트라야누스의 (죽은 자는 말이 없는고로, 교차검증이 불가능한
일방적인) 주장에 따르면 "로마 황제에게 한 서약을 어기고 도망치려 했기 때문에"
로마군 "호위병"들에게 파르/티마시리스가 되었고, 지고의 황제는(최종적으로는 결국 실패하긴 했지만)
"짐이 좀 더 젊었더라면, 알렉산더 대왕처럼 인도까지 갔으리라" 고 호언하며, 파르티아를 거의 멸망시킬 뻔한
본격적인 동방 대원정을 개시했다.
- 에이드리언 골즈워디 저 "로마와 페르시아", "로마전쟁영웅사",
배리 스트라우스 저 "로마 황제 열전" 에서
🔥 실시간 네티즌 베스트 반응
- 태XXX세정보) 트라야누스 능력 상 진짜로 파르티아 멸망시키고 인도까지 갈 수 있었을 확률이 높음근데 유대인의 배후중상(진짜임)으로 결국 대충 파르티아 전선을 마무리 짓고 돌아옴이후 개빡친 후임 황제 하드리아누스가 예루살렘을 밀어버리고 로마식 신도시를 건설하는 해피엔딩?을 맞이함ㅋㅋㅋ
- 클XX럭아르메니아도 왕관도 모두 주겠다 살려만다오
- 김XXXXXX을크흑 안티오크대지진도르만 아니었더라도...!
- 태XXX세??? : 10년만 젊었다면 인도까지 갔을텐데!
- 작XX사십자군 시대에도 이런 지진이 있었다고 해요.
- 베XX조하여간 ㅋㅋ
- VXXXXi어허 아일리나 카피톨리나
- IXXXXX0트라야누스가 10년만 젊었어도
- 올XXXX3근데 아마 안됐을거임. 오스만도 이란고원 미친듯이 공격했는데 너무 땅이 넓고 산악지대라 보급 처참하고 정면승부는 이기는데 게릴라전으로 계속 괴롭히니까 결국 철수했음. 결국 수도는 따는데 그 광대한 배후지를 통제할 수가 없음. 가뜩이나 로마는 지킬 땅이 많아서 계속 전력을 집중 시킬 수도 없었을거고
- 태XXX세근데 보급문제는 북아프리카 전역에서 일어난 유대 반란이 좀 크리티컬해서만약 다키아 전쟁 때처럼 보급 문제만 해결되었음 크테시폰 밀어버리고 최소 박트리아까지는 갔을 듯실제로 군사적 역량만 따지면 로마 황제 중 0티어니깐ㅋㅋㅋ
- 한XXX자??? : 이게 왜 니 왕관이야
- BXXXX8후손들이여 로마보다 강해져라!
- 경XX수고종, 순종:
- 비X아살려다오! 대한 제국도 황제 직위도 모두 주겠다! 살려만 다오!
- 하XXXXX카아르메니아 넘어가는게 제국 자존심에 스크래치 긁힌 것도 있었겠지만 아르메니아 산악지대 먹히면 아나톨리아 고원까지 하이패스고, 아나톨리아 고원 뚫리면 레반트가 코 앞이라 더 강경대응 하지 않았을까 싶음.
- 악X르개추
- 김XXXXXX을늘 감사합니닷
- 차XXXXXX야뭐야 살려줘요
- 비XXXX비TMI)지만 파르티아 원정때 파르티아 궁병들이 강 건너편에서 활질하면서 드루와 드루와 하니까강에 전함을 띄우고, 전함 위에 탑 쌓고 그 위에 장착한 공성병기로 궁병들을 쓸어버리고 유유히 강을 건넜다는 이야기가
- 김XXXXXX을코르불로도 그렇고 원딜 특화 로마 장군이 파르티아 담당일진...
- 비XXXX비TMI2)당시 파르티아 왕은 오스로에스 1세였는데 트라야누스가 쳐들어오는걸 막지 못하고 크테시폰이 함락 직전에 놓이니 "신민 여러분 안심하십시오 크테시폰은 안전합니다" 해버림 ㅋㅋ이후 트라야누스가 파르티아인들의 게릴라전과 안티오키아 대지진, 유대인들의 배후중상(진짜임)에 막혀셔 원정을 포기하고서야 크테시폰에 돌아왔는데 이미 파르티아 중앙 권력이 큰 타격을 입은 뒤라 나중에 볼로가세스 3세에게 황제는 폐위되셨소이다 당했는데그 볼로가세스의 아들 볼로가세스 4세도 몇년 뒤에 즉위한 책상물림 철학자 황제를 우습게 보고 로마 쳐들어갔다가 그만....
- 클XX럭대신 죽메로 안토니누스 역병을...
- 김XXXXXX을보충설명추ㅋㅋㅋㅋㅋ
- 댕X키파르티아인들의 파르티잔 ㄷㄷ
- 뱃XXXXX롱진짜 유대인들 때문에 후퇴라는게 웃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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