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지뢰병이 밝히는 실전 지뢰지대 개척
안녕하세요.
최근 발생한 MDL 지뢰폭발사건을 보고
약 13년 전, 육군 공병 전직 지뢰병이었던 제가
실전 지뢰 개척방법을 풀면 어떨까 해서 글을 써 봅니다.
1. 지뢰지대 개척은 누가 하는가?
많은 분들이 지뢰지대 개척하는 작전은
특수한 몇명의 엘리트 간부가 할 거라고 생각하곤 합니다.

대략 이런 방호복에 특수한 교육을 5년~10년정도 받은
폭발물 전문가가 지뢰를 해체하는 장면을 생각하죠
하지만 현실은 아래와 같습니다.

사진을 위해 FM 장비 장착한 지뢰병들
그냥 대학 다니던 20살 즈음의 평범한 청년들이
5주간의 기본교육을 받고 중대로 배치되어
제거 작전에 투입되게 됩니다.
지휘하는 간부들은 이제 24살~30살이구요.
심지어 실제로는 위 사진의 장비들은
실전에서 제대로 쓰지도 않습니다. (정확히는 쓰지 못합니다. 이유는 뒤에...)
저도, 논산훈련소에서 평범하게 훈련을 받다가
광주 상무대에 위치한 공병교육대로 끌려갈때까지만 해도,
심지어 제 주특기가 '공병 - 지뢰매설 및 해체병'이라는걸 듣고 나서도
제가 실제 지뢰를 만질거라곤 정말 1도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2. 지뢰지대 개척은 어떻게 이루어질까 ?
지뢰지대 개척 상상편은 이렇습니다.
선두에 서서가던 지뢰탐지기병(지탐병)이
헤드셋을 통해 소리로 이상신호를 감지한다.
후위에 위치한 이들에게 수신호로 지뢰가 있음을 알리고
누군가가 민첩하게 앞으로 나와 해당 부분을
첨단장비를 통해 북한의 목함지뢰라는 걸 파악해낸다.
그리고 능숙히 해당 지뢰를 해체해 마무리한다.
그럼 지뢰지대 개척 실전편은 어떨까요?
먼저 지뢰지대 개척조는
6명~10명 사이의 인원이 한 조를 이룹니다.
그리고 가장 앞의 인물은 낫병입니다.

갑자기 무슨 낫병이냐고 물으신다면
지뢰지대 = 사람의 손길이 닿을 수 없는 곳 입니다.
그리고 전쟁 이후 사람의 손길이 안 닿았다면
약 60년의 시간동안
수풀이 우거지고 나무가 장성 하게 됩니다.

위 사진과 같은 상태입니다.
퍼온거지만 제가 작전 나갔을때와
진짜 너무 흡사해 소름이 돋네요.
60년 간 우거진 나무와 사람 무릎 높이 만큼 쌓인 낙엽들 때문에
지탐기를 돌릴수 없는 상태입니다.
애초에 사람이 똑바로 걸어다닐수도 없구요.
그래서, 가장 앞에 위치한 낫병 1명 혹은 2명이
낫과 톱질로 나무뿌리와 가지를 쳐냅니다.
무게가 나가는 뿌리와 가지는 쳐내고 아무데나 던졌다가
민감한 지뢰를 건드리면 폭발할 수 있으니
뒤로 넘기구요.
이 과정을 뒤에서도 똑같이 허리춤의 정글도나
낫으로 하고 있습니다.
15분정도 하면 이제 지탐기를 돌릴만큼
나무가 제거되어 공간이 확보됩니다.
나무 제거하느라 체력이 소진된
낫병들은 뒤로 빠집니다.
그리고 드디어
개척작전에서 제일 중요하지 않은
지탐병이 앞으로 나옵니다.
그리고 지탐기를 대충 앞으로 휘휘 휘두릅니다.
물론, 지탐기가 금속을 캐치했을 때 나는 소리는
듣지도 않기 때문에 헤드셋을 쓰고 있지 않습니다.
왜 헤드셋을 쓰지 않냐면
어차피 휘두르는 모든 곳에서 99% 확률로
금속이 탐지되기 때문입니다.
생각해보면
6.25 전쟁이 벌어졌던 곳이잖아요?
총탄, 파편, 불발탄, 쇳조각 등등
수많은 금속이 지천으로 깔려있기 때문에
오히려 금속이 감지 안되는 게 수상합니다.
(북한지뢰는 금속감지가 잘 안됩니다)
대충 휘두르던 지탐기를 뒤로 넘기고
갑자기 허리춤에서 쟁기를 꺼냅니다.

갑자기 무슨 쟁기냐면
위의 사진처럼 여러분들이 생각하는 그 쟁기가 맞습니다.
쟁기를 손에 들고
무릎 높이까지 쌓인 낙엽을
살살 걷어내기 시작합니다.
농사 짓는 것처럼 하늘 높이 들었다가
땅에 찍으면? 당연히 지뢰나 불발탄이 폭발합니다.
때문에 아주 살살 애기 달래듯이
낙엽을 걷습니다.
그 작업을 약 10분간 진행합니다.
그러면 드디어 이제 흙이 보입니다.
그럼 다시 뒤에서 지탐기를 건넵니다.
지탐병이 다시 한번 지탐기를 쓱 훑습니다.
당연히 여기저기서 금속 탐지 되는 소리가 납니다.
지탐병은 땀을 훔치고,
여기 저기 여기 소리가 난다 이 정도만
대강 말하고 뒤로 빠집니다.
그럼 뒤에 있던 2명이 앞으로 나옵니다.
흙이 드러난 부위를 보고 2명이
땅을 송곳으로 앞에서 부터 푹푹 찌릅니다.

땅을 긴 송곳으로 찌르는 이유는
북한의 지뢰들은 대부분이 금속 탐지가 안되는
목함재질로 되어 있기 때문 +
땅이 잘 파지게 하기 위해서 입니다.
송곳을 찌르다가 지뢰를 터뜨릴 수도 있으니
송곳은 땅에서 최대한 눕혀서
대각선으로 찌릅니다.
그리고 다 찔렀으면, 뒤에서 호미를 슬그머니 건넵니다.
그리고 호미로 살살
흙을 걷습니다.
그러면 젖어있는 흙들이 흩어지기 시작합니다.
15분정도, 흙이 5cm 깊이 정도로 파헤쳐집니다.
탈진한 호미병들은 뒤로 빠집니다.
그럼 이제 갈퀴병 차례입니다.
갈퀴병 2명이 앞으로 나와
호미병들이 파헤친 땅을 쟁기로 살살 고르기 시작합니다.

당연히 살살 진행합니다.
흙이 기본적으로 젖어있기때문에
처음에는 이게 흙인지 돌인지 구분이 가지 않습니다.
갈퀴질을 10분정도 하면 이제 돌들이 골라집니다.
그럼 갈퀴를 빼고
골라진 돌들을 자세히 보기 시작합니다.

그럼 위 사진과 같은 돌들 사이로
돌인지 뭔지 잘 구분 안가는것들이 보입니다.

이건 한국식 M14 대인 발목지뢰입니다.
60년동안 땅에 심어져있던 지뢰는
부식 및 흙으로
돌멩이인지 지뢰인지
아래처럼 구분이 가지 않습니다.

때문에 골라진 돌들 사이로
m14나 불발 수류탄등이 있는지 육안으로 골라냅니다.
만약 지뢰나 여타 폭발물이 발견되지 않는다면
땅을 다시 5~10cm정도 더 파내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마침내 지뢰가 나오기 시작합니다.
지뢰가 나오면 발견한 사람은
지뢰 발견~!
힘없이 외치고 뒤로 빠집니다.
그럼 이제 간부가 와서
위험 표지를 지뢰 주위에 놓구요
이 지뢰는 바로 제거되는게 아니라 며칠 후
폭발물 제거반 (EOD) 가 와서
상자에 담아 수거해갑니다.
그리고 위험물 표지가 된 지뢰를 피해서 요령껏
다시 앞에 말한 부분을 무한 반복하게 됩니다.
3. 지뢰지대 개척은 왜 힘들까 ?
지뢰지대 개척작전은 왜 힘들까요?
첫번째는 방호복 무게가 정말 무겁습니다.

지뢰덧신, 방호바지, 방호상의, 헬멧, 장갑 모두를 착용하면
무게는 20kg~30Kg 인데요
여기에 작업을 진행하는곳은
그냥 평지가 아니라
사지가 자유롭지 못한 정글입니다.
기온이 내려가기 시작하면
땅이 단단해지니 작업을 하질 못해
봄, 혹은 늦여름에 작전을 진행하는데요
20kg~30kg 되는 장비를 들고 산을 올라
착용하고 쟁기질을 하다보면
체력 좋다 하는 사람도 10분만 되면 나가 떨어집니다.
때문에 처음 작업을 하는 사람들은
지뢰 폭발의 두려움으로
모든 장비를 착용했다가도
3일정도 작업하면
에라 모르겠다~ 하면서
근처 나무에 헬멧과 방호복을 모두 던져두고요
지뢰덧신 하나만 신습니다.
그래서 실전 지뢰 제거 장비는 아래와 같습니다.

농사짓는 분 사진을 퍼왔습니다
3m 장갑 + 팔토시 + 컴프레션 혹은 보급티셔츠 + 군복바지
보통 80%는 이렇게 입고
지뢰제거작전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모든 작업은 해가 중천에 뜨면
더위문제로 진행 할수가 없어서
하루에 약 오전 3시간만 진행을 합니다.
지뢰가 위험해서 힘든것도 있지만
그냥 육체적으로 힘든게 제일 큽니다.
작업이 끝나면 아래와 같은 길이 생깁니다.

쓰고나니 별거 없긴 하네요 ㅋㅋㅋㅋ
지뢰 지대에 관해
알아두면 아무 쓸데없는 지식하나 알려드리고 싶어 글 써봤습니다.
나중에 기회되면 지뢰지대에서 생긴일을 써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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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떼XX굴오래돼서 기억이 가물가물하긴한데.. 암튼 지탐가면 수당 챙겨줬는데 그게 1000원이 안됐던걸로 기억함. 몇백원 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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