폼 미친 게임기 페이스 플레이트 이야기
오늘 공개된 스팀 머신에는 꽤 재미있는 기능이 붙어있다.
기계 앞에 붙어있는 플라스틱 판때기를 제거하면, 다른 디자인의 플라스틱 판때기로 교체하는것이 가능하다.
이를 "페이스 플레이트"라고 부르고, 이 플레이트를 교체하는것만으로 콘솔에 다양한 느낌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좋아하는 사람은 상당히 좋아하는, 그런 재미난 기술이다.
(규격화가 되어있어 유저들이 알아서 만들수도 있다고 들었는데, 벌써 이런 구상도 나온듯)
다만, 스팀머신이 이런 기능을 처음으로 도입한 게임기(?)는 아니다. 스팀 머신 이전에도 이렇게 플라스틱 파츠 교체로 디자인을 변경할 수 있는 게임기는 많이 있었다. 재미있는 예시 몇가지를 살펴보자.
주요 콘솔 중, "페이스 플레이트" 기능을 처음으로 도입한 게임기는 "게임보이 미크로"였다. 2005년 GBA의 마지막 바리에이션으로 출시된 이 게임기는 전면에 자석으로 부착된 금속제 플레이트를 교체할 수 있었다.
다만, 게임보이 미크로 자체부터가 성공한 콘솔과는 거리가 좀 있는 기기였다보니 자연스럽게 공식 플레이트 역시 많은 개수가 판매되지는 않았고, 지금은 미크로 자체도 비싼데 플레이트는 더더 비싼 레어템이 되어 일부 부자 컬렉터들이나 사모으는 물건이 되었다. 위 이미지에 있는 "패미컴 2P 컨트롤러" 디자인이 고가에 거래되는 게임보이 미크로 플레이트의 대표적 예시중 하나.
디자인은 약 30여종이 출시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페이스 플레이트" 모델을 가장 적극적으로 도입했고, 가장 성공적으로 안착시킨 게임기는 같은 해 출시된 7세대 콘솔 게임기의 선두주자, "엑스박스 360"이었다.
엑스박스 360 (정확히 말하자면 오리지널 모델)은 전면 페이스 플레이트 스왑을 적극적으로 지원한 첫 가정용 게임기였고, 여러 서드파티 회사와 제조사에 라이선스를 많이 빌려주기도 했거니와 원래 엑스박스 360 페이스 플레이트 자체부터가 개복치로 유명해서 (메모리카드 슬롯이나 특히 USB 슬롯 도어의 내구성이 저질이었다. 지금도 중고시장에서 USB 도어가 멀쩡한 360을 찾는건 매우 어려운 일이다.) 엄청난 숫자의 플레이트가 제작되었다.
공식적으로는 약 992종, 기타 디자인을 합하면 1000개가 넘는 플레이트가 출시되었다.
대부분은 프로모션이나 프리오더 보너스, 이벤트등으로 지급되었고, 가끔씩은 생뚱맞게 영화가 개봉하면 콜라보 제품이 나오기도 하는등 (<아바타>나 <트랜스포머>같은거) 엑스박스 360 초기시기 플레이트의 인기는 대단했다.
(언젠가 꼭 구하고 싶은 소울 칼리버 4 다스 베이더 플레이트)
다만, 엑스박스 360 초기 모델은 플레이트가 문제가 아니라, 레드 링이라는 초대형 사고가 일어나버렸다. 극후반기에 제작된 소수의 제품을 제외하면 사실상 모든 제품이 어느날 갑자기 벽돌이 되는 시한폭탄으로 제조되는 악제가 있었고, 이에 따라 2010년경부터 사실상 거의 모든 엑스박스 360 모델이 슬림하고 페이스플레이트 기능이 없는 "S 모델"로 교체됨에 따라, 엑스박스 360 플레이트의 시대는 갑작스런 종결을 맞이하게 된다.
???: 야 배껴 배껴
아무튼 이러나저러나 360 초기 페이스플레이트의 인기는 굉장했기 때문에, 소니는 이를 참고해 2013년 출시한 오리지널 PS4에 페이스플레이트 시스템을 도입한다.
전면이 통째로 갈리는 지금까지의 페이스플레이트와는 달리 HDD가 들어가는 하드 디스크 드라이브 베이 플레이트만 갈리는 방식이었는데, 이게 사람들이 보기엔 영 별로였을까. PS4 플레이트는 대단한 반향을 일으키지 못하고 20여가지 종류만 생산되었다.
이후 슬림/프로 모델에서는 페이스 플레이트 기능이 제거되었다.
한편, 닌텐도는 2014년 출시한 "New 닌텐도 3DS" (뉴작다수) 모델에 페이스플레이트 기능을 재도입했다. 이번에는 양쪽 상하단 본체 전부의 디자인을 교체할 수 있었다.
뉴작다수 자체는 막 엄청나게 성공적으로 대단히 많이 팔린 게임기는 아니었지만, 이게 의외로 모으는 맛이 원채 좋고 닌텐도가 IP파워를 이용해 여러 멋진 플레이트 디자인을 강하게 밀어붙였기 때문에 (매니악한 시리즈라 한정판 디자인은 꿈도 못꿀 <제노블레이드>같은 작품도 플레이트를 받았다.) 이쪽은 나름대로 100가지 정도의 디자인이 나오면서 360 다음으로 성공한 페이스플레이트 정책이 되었다.
다만... 디자인 발매 개수의 성공과는 별개로, New 3DS는 본체부터가 소량생산되었고, 플레이트는 다품종 소량판매만이 이루어진 경우가 태반이라 실제로 "원하는 디자인의 플레이트"를 구하는건 생각보다 돈이 나가는 일이다. 특히 팬덤이 확실한 포켓몬 플레이트중 투명 처리된 그란돈/가이오가 플레이트같은건... 엄청 비싸다.
(필자도 소장중인 제노블레이드 플레이트. 6만원 줬었나 7만원 줬었나)
(실물깡패인 ORAS 투명 플레이트)
현역 게임기중, 페이스플레이트 정책을 아직도 시행하는 게임기는 PS5가 유일하다.
오리지널 모델부터 양면 페이스플레이트 스왑이 가능했고, 슬림이나 프로 모델에 온 지금도 슬림/프로용 페이스플레이트를 따로 출시해서 그거로 돈을 벌고 있다.
다만, 페이스플레이트 팔이 자체로 성공한 케이스는 <스파이더맨 2> 발매 당시 나왔던 스파이더맨 플레이트를 제외하면 딱히 없었다. 대부분의 디자인들이 워낙 심심하고, 본체 자체가 좀 못생긴 축에 들기도 하거니와 플레이트의 정가도 8~9만원대를 호가하기 때문이란 지적이 크다.
현 시점, PS5 플레이트는 사실상 "한정판 디자인 콘솔이 나왔을때, 기존 콘솔 보유자들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금액에 한정판 디자인을 쓸 수 있게 하는 용도" 정도로만 활용중이다. 엑스박스 360, New 3DS가 게임 출시등과 무관하게 꾸준히 재미있고 창의적인 디자인의 플레이트를 공식에서 계속 발매한 것을 생각하면 다소 아쉬운 부분이다.
이미 스위치 2는 구조나 디자인상 페이스플레이트 디자인을 도입하긴 늦었고, 차세대 엑스박스나 PS6에서 이 "페이스플레이트" 기능이 남아있을지는 불명이긴 하다. 한정판 팔이에 은근 악재이기도 하고, 같은 게임기 안에서도 슬림 바리에이션으로만 들어가면 1순위로 없어지는게 이 플레이트 기능이니까.
그래도, "사용자 입맛대로 디자인을 바꾼다"는 측면에서, 페이스 플레이트 기능은 여러 콘솔 게임기들이 도입해보고, 경우에 따라서는 꽤 호응도 큰 재미있는 설계 철학이 아닐까 싶다. 겸사겸사 게임기 본체 부품 역할도 하니까 좋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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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ihopsp 투명케이스 사이에 코팅지 출력해서 스킨으로 끼우는 경우도 있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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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암즈페이스 플레이트는 커녕 시스템 UI가 블랙/화이트 뿐인 게임기 wwww - dc App
- ㅇㅇ(211.177)위에 댓글보고 궁금한건데, 페이스플레이트랑 스킨의 차이는 머임? 공식이랑 비공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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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ㅇㅇ4미크로 자석이 아니라 걸쇠라서 부러트려먹는 사람들 종종 있었음
- 루카오스스위치 동숲에디션 뒤에 동숲 무늬로 각인 돼있는건 이런거랑은 다른건가보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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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ㅇㅇ스위치2 잘 팔린다던데 왜 주가는 20년 전으로 돌아간건지 아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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