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 33원정대 플레티넘 후기와 리뷰
33원정대의 플래티넘을 달성했습니다.
이 리뷰에는 스포일러가 많이 많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스포일러를 원치 않으시는 분들은 최후반에 스포일러가 없는 총평을 작성해 놓았으니
그 부분만 읽어주시길 바랍니다.


8월 4일에 시작해서 총 86시간 걸려 플래티넘을 달성했습니다.
플래티넘 달성 난이도는 매우 쉬웠고요,
플래티넘을 따게 되면 게임을 할 동력을 잃을 것 같아서
모노코의 트로피와 돌림판 제어만 남겨 두고 3회차 중반까지 달리다가
결국 그냥 달성을 하고 이렇게 리뷰를 작성해 봅니다.
그러나 플래티넘을 따고 이렇게 리뷰를 작성하고 있는데도 여전히 게임을 플레이하고 싶네요.

캐릭터의 루미나 포인트는 이 정도로 찍었습니다.
모든 루미나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1,400인가 1,700인가 필요하다고 어디서 본 것 같은데,
그렇게까지 모으는 건 노가다가 너무 심해서 대략 1,000정도만 찍어보자 하고 진행했었는데
얼추 1,000 언저리까지는 갔었네요.
그래도 이 정도면 충분합니다.
제가 게임하면서 느낀 종결 루미나 포인트는 대략 600 정도라고 생각합니다.
그 뒤로는 그냥 편의성 업그레이드 정도이지요.


무기도 픽토스도 역시 거의 만렙을 달성하였습니다.
초반에 얻는 몇몇 픽토스들은 4회차에 가서야 만렙을 달성할 수 있다고 해서, 그것을 제외하고는 모든 픽토스 33렙을 달성했습니다.
다만 픽토스들을 만렙을 찍는다고 해서 픽토스 스킬의 능력이 높아지는 게 아니라 스탯이 높아지는 거라서, 크게 강해진다는 느낌은 받지 못했습니다.
최종적으로는 5회차 적 피통 100배로 설정해서 바게트로 '끝없는 탑'의 보스들을 잡고 싶었는데요,
시간도 너무 걸릴 뿐만 아니라 바게트의 존재도 3회차에 들어와서야 알게 되어서
아직은 조금 먼 목표로 보입니다.
그래도 2회차 전문가 모드로 시몽과 클레어를 클리어한 영상을 첨부해 봅니다.
스토리에 대해 한번 얘기해볼까 합니다.
우선 저는 33원정대의 스토리가 거대하고 웅장한 이야기에서
단 하나의 개인적인 문제라는 작은 지점까지 가는
'역진행 스토리'라고 생각하는데요.
많은 게임과 스토리들이
시작은 미약하고 끝은 창대하게 가는데,
이 게임은 시작은 창대하고 끝은 미약하게… 라고 할 수는 없지만
'잔잔하게'라고 표현해 보겠습니다.
세상의 문제:
페인트리스의 존재, 고마주의 존재
가족의 문제:
테러리스트들(작가)의 공격으로 인한 장남의 사망과
차녀의 장애(화상으로 인한 흉터와 거동의 불편함, 목소리를 잃음),
그리고 그것을 극복하지 못하고 있는 부모님들
개인의 문제:
내가 가진 장애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인가,
앞으로 살아갈 의미가 있을 것인가
단순하게 보자면 33원정대의 전체 스토리는
한 가족이 겪는 거대한 문제를 직면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하는데요.
페인트리스의 정체는 베르소와 마엘의 어머니였고,
고마주의 정체는 그저 어머니의 힘이 떨어져 이 세상을 유지할 힘이 없어서 발생한
세상의 종말을 향한 카운트다운과, 그 시간을 벌기 위한 리소스 삭제였던 것입니다.
페인트리스의 죽음 후, 마엘이 각성하여 새로운 페인트리스가 되면서
동료들도 모든 일의 전말을 알게 됩니다.
여기서부터 묘한 위화감을 느꼈습니다.
저라면, 아니 다른 창작물에서라면
본인들이 그저 창작물의 일부 혹은 그 부산물에 불과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을 때
허탈함과 허무주의, 혹은 존재주의에 대한 회의론에 빠질 것 같았지만,
르네도 시엘도 전혀 그러한 모습을 보이지 않습니다.
그저 "죽은 사람들을 살려줘" 이러고 있습니다.
그 위화감은 엔딩을 보고 난 후 해소되었습니다.
이 게임은 엔딩이 2개 있는데요,
그중 마엘 엔딩을 보면서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결국 베르소와 대립 후 그림 속에 남기로 한 마엘.
그리고 마지막 장면에서 마엘의 얼굴 역시 물감으로 일그러지며 게임이 끝나는데요.
영원히 이곳에서 행복하게 살 것 같은 마엘도
어머니와 아버지와 마찬가지로 일그러지고 얼굴이 뻥 뚫린 존재가 될 거라는 암시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이 세계 역시 마엘이 느끼던, 꿈꾸던 것 같은 꿈같은 세상이 아닌
그저 창조된 하나의 불안정한 세상이라는 걸 보여준 것 같습니다.
그것에 대한 떡밥이 바로 르네와 시엘이 모든 진상을 알았을 때 보여준 리액션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들은 진정하게 자아를 가진 인물들이 아니었던 겁니다.
그저 하나의 창작물이라는 걸 보여주는 예시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렇기에 그들은 자신의 존재에 의문을 품지 않습니다.
그저 살아가지기만 하면 되는 존재였던 것입니다.
다른 엔딩에서는 베르소와의 대립 후 패배하여 그림에서 쫓겨난 마엘이
현실을 살아가게 됩니다.
가족들이 베르소의 무덤 앞에서
베르소의 죽음을 받아들이고,
마엘은 베르소와 그림 속 세상 인물들과의 헤어짐을 보여줍니다.
마엘은 두 개의 엔딩 모두에서 매우 불행할 것입니다.
다만 그 차이점은
그림 속 세상에 살아가는 마엘은 행복을 느끼지만
그 행복을 서서히 잃어갈 것임이 명확하고,
그림 속 세상 밖으로 나간 마엘은
아무것도 가진 게 없는 자신,
극심한 장애를 겪는 자신만이 남게 되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정한 행복을 추구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두고 있습니다.
이렇게 스토리는 한 세상의 종말에서부터
한 소녀의 앞으로의 삶에 대한 고민으로 끝이 납니다.
스토리의 시작부터 중반, 그리고 결말까지
단 한 순간도 지루한 점이 없었습니다.
모든 순간이 흥미로웠고, 전말을 알게 되었을 때도
캐릭터들의 선택이 너무나 궁금해지는 그런 스토리였습니다.
여기서부터는 스포일러가 없습니다.
게임플레이에 대해 얘기해보겠습니다.
이 게임은 JRPG를 기반으로 아주 훌륭하게 변주를 이루어낸 작품입니다.
턴제를 시작으로
파이널 판타지의 ATB 시스템을 도입하고,
거기에 자신들만의 오리지널리티인 턴제 회피와 패링을 넣었습니다.
기존 턴제 게임에서 느끼는 '적의 턴에서 아무것도 못 하는 무력감'이 아니라,
사실상 적의 턴에 플레이하는 게 메인 플레이라고 느껴질 정도의 박진감을 불어넣었습니다.
즉, 내 턴도 재밌고 적 턴도 재밌는 턴제 시스템을 구현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처음 시작부터 원정대(노멀) 난이도를 선택했고 그뒤로 전문가(하드)로 쭉 플레이했어서
이야기 난이도(이지)를 해보진 않았지만,
직접 경험하진 않았으나
이지에서는 적 턴에 아무것도 하지 않고
기존 턴제처럼 플레이해도 지장이 없을 것으로 보여집니다.
반면 전문가 모드는 적 턴에 패링이나 회피를 하지 않고는 초반부조차 진행할 수 없게 설계되어 있습니다.
이런 난이도 설계 역시 매우 세밀하게 조정되었다고 느껴집니다.
다만 후반부에 강력한 픽토스와 루미나를 얻게 되고
무기 역시 점점 파워 인플레이션을 겪게 되면서
지나친 오버파워가 된다는 점을 단점으로 지적하시는 분들이 많은데요,
그렇게 되려면 꽤 많은 숨겨진 지역과 숨겨진 보스,
또 루미나의 색상 노가다까지 동반되는 플레이를 요하게 되는데
이 역시 예전 JRPG들에 대한 오마주라는 생각이 듭니다.
단적인 예시를 들자면,

파이널 판타지 10에서 칠요의 무기를 얻게 되면
모든 캐릭터의 기본 공격이 99,999가 되어 거진 모든 몹을 한 방 컷으로 잡을 수 있게 됩니다.
그리고 숨겨진 히든 보스에게만 고전을 하게 되죠.
33원정대도 마찬가지입니다.
모든 스토리 적들, 숨겨진 적들 어쩌고저쩌고하며
난이도와 상관없이 시시하기 짝이 없는 게임이 되는데요,
그것이 엔드게임 JRPG에 대한 매력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너무 시시하고 재미없게 느껴진다면
다른 무기를 써보세요.
다른 픽토스를 써보세요.
다른 루미나를 끼워보세요.
어디까지 강해질 수 있는지 결정할 수 있는 건 제작사지만,
어디까지 약해질 수 있는지 결정할 수 있는 건 플레이어입니다.
캐릭터의 최대 강함 캡이 높은 것은 그만큼 플레이의 자유가 주어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쉽게 하건 어렵게 하건 플레이어의 선택으로 남겨두는 것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끝없는 탑'의 보스들은 꽤나 어렵게 느껴집니다.
5회차 전문가 100배로 끝없는 탑의 보스들을 바게트로 잡으려면 매우 어렵지 않을까요?
OST와 비주얼도 매우 훌륭합니다.
게임하면서 두 번째입니다.
두 번째로 게임 OST를 저의 노래 플레이리스트에 넣었어요.
정말 노래가 미쳤습니다, 그냥.
노래들이 전무후무한 명곡이라는 얘기는 아닙니다.
다만 이 게임의 비주얼에 너무나도 꼭 들어맞는 노래라는 것입니다.
비주얼 역시 아름답습니다.
처음에는 조금 과하나 싶을 정도로 파티클이 많게 느껴졌는데,
그것도 노래와 분위기로 찍어 눌러버려서
좋게만 느껴지게 되어버립니다.
콘텐츠적으로는 살짝 아쉽습니다.
야리코미(파고들 만한 요소)가 적습니다.
보통 대작 JRPG라고 하면 모든 걸 다 즐기는 데 걸리는 시간이 150~200시간 정도 걸렸는데요,
이 게임은 씹고 뜯고 맛보고 즐기기까지 해서 대충 100시간 정도 걸렸네요.
그런데 또 생각해보면
이렇게 밀도 높고 몰입감 높은 JRPG는 없었던지라,
지나치게 많은 사이드 퀘스트나 할 일들이 그런 몰입감을 해치는 요소이지 않았나라는 생각도 듭니다.
마지막으로 총평입니다.
장점
매우 몰입감 높은 스토리
새로운 매력을 뿜어내는 턴제
감정을 요동치게 만드는 OST
세계관을 정확하게 표현하는 비주얼
그 모든 것이 아주 정확하게 섞이며 하모니를 만들어내는
환상적인 게임
단점

주인공이 마리오에 나오는 곰치 같이 생김
맵이 없어서 길 찾기가 매우 힘들음
작품에 대한 무조건적인 찬양으로 비치는 것을 경계하여, 굳이 아쉬운 점을 두 가지 꼽아보았습니다.
맵은 진짜 좀 이해하기가 힘들었어요.
왜 맵도, 나침반도 넣어주지 않은 건지 의아합니다.
제작진의 인터뷰나 이런 걸 찾아보지 않아서 모르겠지만
불편하긴 뒤지게 불편했어요.
없어야만 할 이유를 느끼진 못했습니다.
그리고 마엘이 컷신에 등장하면
과한 사백안으로 이곳저곳을 쳐다보는데
거기에 표정까지 없어서 진짜 곰치를 보는 것 같은 공포감이 느껴질 때가 많았습니다.
그래서 단점으로 뽑았습니다.

제 평점은
10/10 입니다.
수많은 JRPG들이 쌓아온 경험과 매력을 잘 모으고 배워서
만들어낸, JRPG에 대한 최고의 찬사와 그 정점.
🔥 실시간 네티즌 베스트 반응
- 올XXXX드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저도 33원정대 재밌게 했습니다. 다만, 따로 콘텐츠 긁어먹지 않고 메인만 진행했는데도 후반이 너무 싱거운 느낌이었어서 극찬받는 것만큼의 재미나 감동을 느끼진 못했던 아쉬운 게임이네요.
- 찌X찌저도 하다가 극후반에 좀 지루해져서 그만 했어요 ㅋㅋㅋ 요새 안그래도 엔딩이라도 볼까 생각 했는데 이 글 보니까 다시 하고싶어지네요 ㅋㅋ
- 패XXX더밑그림들도 다 깨고 토끼공주된후에 엔딩보러갔는데 컷신으로는 존나 비장하게 싸우는데 전투는 한대툭치면 다 죽어서 내가 순서를 잘못 했구나 생각했음 ㅋㅋ 엔딩보고 돌아다닐껄..
- 4XXXXX9ㅋㅋㅋㅋㅋ ㄹㅇ 아니 주위 레벨입장컷 ㅈㄴ 높아서 스토리도 입장컷 개높은줄알았는데
- 삐X이턴제 극혐하는데 이게임이랑 용과같이 78은 재밌게함
- OXXXXXXE엔딩이 둘다 해피엔딩이 아니기에 오히려 여운이 많이 남았던거같음
- 박X술극후반 루네 시엘의 리액션은 그들이 창작물이기 때문이라기보다는 캐릭터의 성격이 반영된 거 같기도 해요. 루네는 부모님의 사명을 완수했으니 마엘이 계속 세상을 그려주면 만족하고, 시엘은 남편이 죽고 나서 허무주의자로 살다가 남편만 살릴 수 있으면 만족하는 상황이었으니까요. 베르소 엔딩에서 두 인물의 마지막 반응이 인간성을 보여준다고 생각했음ㅋㅋ
- 노XXXX지저는 가짜 가족들의 안타까운 스토리를 따라가면서 너무 슬펐던 기억이 ㅜㅜ..
- 인X르스토리겜 잘 안하는데, 그럼에도 정말 재밌게 한 갓겜이었음
- 머X형갓겜..마엘 넘 이쁜데 왜요 ㅠㅠ
- 천XXXXXX인마엘 곰치론 ㅋㅋㅋㅋㅋㅋ
- 음XX무Ost 미쳣슴..
- 4XXXXX9전투ost는 르누아르전이랑 시렌이 ㄹㅇ 미쳤다고 봄.특히 시렌은 전투연출때문에 진짜 홀리더라
- 반XX텐난 마엘 이뻐서 좋았는데..
- 배XXXX두진짜 재밌었는데 후반부가 너무 날림 같아서 아쉬웠음
- 4XXXXX9난 보통난이도 시몽에서 벽느껴서 트레이너쓰고 런함....
- 기XX피인터뷰 봤었는데 자기들이 만든 아름다운 배경 풍경 보라고 일부러 미니맵 안넣었다는 기억이
- aXXXXXXu맞음 배경이 예쁘긴해
- 대X33은 그림체가 안끌려서 안했는데 하는사람들이 다 재밌어하는거같네
- 됬XXX됐내 기준엔 스토리가 가장 큰 장점인 게임이었음
- 뽕X아 또 하고 싶다....
- 마X2나도 단점이라면 맵 레델 디자인 진자 최악이었음 이유없음 그냥 극악의 일자 맵인거 감추려고 일부러 -0-0-0-0 이런식으로 꼬아둔거임 그리고 또 하나 음악이 당당 디라라 원툴이고 하나같이 곡이 비슷해서 음악이 내 취향이 아녔음
- DXXXn개인적으로 마엘 엔딩은 정사로 갈수가 없다고 보는게가문 최고의 재능을 가진 언니가 어떻게든 줘패서 강제로 밖으로 데려갔을거라 ㅋㅋ
- 닉XXXXXX까난 난이도 조절이 좀 아쉽던데보통난이도로 가다가 조금 아 어렵네 싶은 구간이 있어서 쉬움으로 내렸더니 200씩 들어오던 데미지가 21들어오더라..이모 여기 김치찌개 좀 짜요 했더니 세숫대야 한바가지 부어버린 느낌그리고 매 보스마다 새로 패턴 파악해야하고 실패하면 처음부터 다시해야해서 보스 한명한명 피로감 진짜 좆댐
- 뽕X님들 캐릭 지금 마엘 루네 모코코 쓰고 있는데 베르소랑 시엘도 좋음?
💬 댓글 0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