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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많던 대한제국 관료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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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근대사를 보면 자연스레 드는 의문이 한가지 있다.image.png 그 많던 대한제국 관료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우리는 일제가 조선인을 사회 각 방면에서 차별하였고, 그것은 공무담임권에서도 그러하여 조선인을 절대로 고위직에 진출시키려고 하지 않았다고 배운다.


실제로 일제 36년 내내 조선인으로서 총독부 본부에서 국장까지 단 사람은 겨우 2명뿐.


나머지 고위직은 대부분 명예직인 중추원 간부이거나, 지방 도지사였다.


193~40년대쯤 되면 총독부 본부에 고등문관시험 출신 조선인 관료들이 좀 늘어나긴 하지만 절대다수가 말단 사무관이었고 과장직을 다는 것도 어려웠다.

image.png 그 많던 대한제국 관료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그렇다면 도대체 수천명씩 있던 조선과 대한제국의 그 많던 관료들은 다들 어디로 사라진 걸까?


한국 행정학의 원로 학자인 안용식 선생의 예전 연구를 보면, 병합 직전인 1909년 대한제국의 전체 관료 수는 무려 5,921명으로, 약 6천명에 달하는 크고 아름다운 규모였다.


물론 을사늑약 이후 일본이 차관정치로 일본인들을 대거 관료로 들여, 실제 조선인 관리 수는 반토막난 3200여명에 불과하기는 했지만


이 역시 많은 수임은 분명하다.


안용식 선생이 1909년 대한제국 직원록과 1910년 조선총독부 직원록을 면밀히 비교분석한 결과, 대한제국 관료들 중 합방 이후 조선총독부에 재임용된 비율은 무려 83.1%에 달했다.


다만, 같은 자료를 토대로 똑같은 연구를 진행한 박은경 선생의 <일제하 조선인 관료연구>에서는 67.6%가 재임용되었다고 보아 큰 차이를 보인다


둘 중 어느 분의 연구가 맞는지는 나로서는 평가할 깜냥이 안된다.


다만 83%던 67%던, 2/3 이상이 총독부에 의해 유임된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즉 대한제국 관료 거의 절대다수는 총독부에도 그대로 출사한 것이다.


그렇다면 왜 우리는 총독부가 조선인을 관직에서 배제했다고 배우는 걸까?


image.png 그 많던 대한제국 관료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저 수치는 간단히 말해 통계의 함정이다.


위에 나열한 전체 관료 수와 재임용 비율은 중앙 관료 뿐 아니라 지방 관료들, 심지어 면서기까지 합친 숫자다


그러니까 재임용된 83%의 대부분은 중앙 행정부처 관료가 아니라 지방 관리들이었던 것이다.


각 부처별 재임용 상황을 보면 이것이 명확해지는데,


내부는 고등관 재임용율이 무려 93.3%에 달하지만 이는 조선인 도지사와 관찰사, 군수가 그대로 유임되었기 때문에 뻥튀기된 것이다.


마찬가지로 법부 고등관 재임용률도 종래 조선인 판검사가 모두 그대로 유임된 수치이다.


이런 뻥튀기가 없는 학부/탁지부/농상공부의 재임용 상황을 살펴보면 처참하기 그지없다.


그나마 학부가 재임용률이 좀 높고 나머지는 거의 예외없이 반강제로 명퇴당했다.


참고로 이런 특성 때문인지, 일제시대에도 총독부 학무부는 유난히 조선인 직원들 비율이 높은 부처였다(조선인 국장 두명도 다 학부에서 나옴)


아무래도 교육정책은 조선인의 의견을 청취할 필요가 있었나보다.


암튼, 오늘날의 중앙부처 고위공무원들은 거의 대부분이 합방에 따라 명퇴당해 집으로 돌아갔음이 확인되었다.


반면 판임관, 즉 오늘날의 6급 이하에서의 재임용률은 경이적일 정도로 높았다.


전체 합쳐서 평균 90%가 재임용되었고, 내부나 법부는 무려 재임용률 97%를 찍었다.


즉 판임관들 절대다수는 합방 이후에도 총독부 직원으로 이름만 바꿔서 일했다.

image.png 그 많던 대한제국 관료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그런데 말이다, 이것 역시 상당부분 거품 낀 숫자다.


오른쪽 판임관 부분과 비고 부분을 읽어보자.


재임용된 판임관 2,200여명 중 중앙부처 출신은 151명으로 6.6% 밖에 안된다.


나머지 절대다수는 오늘날로 따지면 지방 9급들이거나 세무서 직원, 경찰, 교육청 직원들이었다.


아무리 일제라고 해도 지방 단위의 말단 행정까지 일본인으로 도배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양반 출신 중앙부처 고등관들이 거의 예외없이 자리가 날라간 데에 비해, 향리나 평민 출신 주사들은 자리를 지킨 것이 재미있는 점이다.


그래서 그런지 일제시대에는 서서히 지방 내 권력의 무게추가 면서기나 순사를 지낸 평민이나 향리 출신들에게로 이동하게 되는데


이건 우리 알바 아니고....

image.png 그 많던 대한제국 관료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우리가 궁금한건 그래서 그 많은 재임용된 관리들이 다들 어디로 갔는가?이다.


지방 9급들은 그대로 자리를 지켰다고 쳐도, 고등관들은 도대체 어디로 간 걸까?


앞서 말한 대로 경찰, 판검사, 군수, 도지사, 관찰사, 학교 교장들은 자리를 지켰다.


중앙부처 고등관들이 어디로 갔을지를 알아보기 위해 이 표와 위의 표를 비교해보자


살아남은 중앙부처 고등관 16명 중 총독부 본부에 기적적으로 임용된건 단 3명.


나머지 13명은 숫자가 살짝 늘어난 지방관과 판검사로 전출되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심지어 저 본부 3명 중 기사 2명은 70대 노인이었음을 고려하면


사실상 전부 다 지방으로 나갔다.

image.png 그 많던 대한제국 관료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일례로, 대한제국 말 내부 법제국장(오늘날의 법제처장)을 지낸 유길준의 형 유성준은


병합 이후 충청북도 참여관으로 전출되었다.


참고로 참여관은 도장관 다음으로 높은 도 부지사쯤 되는 지위다.


중앙부처 국장이 지방 부지사(1급)로 전출된 것이다.


이때 국장급이 오늘날 실장급(1급)인걸 생각하면 말이 안되는 인사는 아니다만


당사자들 입장에서는 모욕으로 받아들여질 수도 있는 처사다.


하지만 밥줄 앞에서 명예를 지켜낼 수 있는 정도의 사람이라면 애초에 총독부가 유임했을 때 거부하고 뛰쳐 나갔을 것이다.


이렇게 지방으로 전출된 전직 양반 출신 고등관들은 이후 도지사, 중추원 간부 등을 지내며 친일파 최상층 서열에 군림했다.


이후 도박이나 노름으로 집안을 말아먹거나 토지개혁, 6.25 전쟁 등으로 망한 이들도 존재하지만


솔직히 말하면 그렇지 않은 이들이 아무래도 많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당장 유성준 이사람만 하더라도 손자뻘 향렬에서 경기고-서울대 출신 고위공무원이 나왔다.


역사라는 게 항상 좋은 방면으로만 흘러가진 않는 법이라지만, 이런 걸 보면 아무래도 어쩔 수 없이 씁쓸해진다.

참고문헌

안용식, 송해경, 정현백. (2008). 대한제국관료의 임용제도 및 조선총독부로의 이동 연구. 사회과학논집, 39(1), 1-52.  

박은경, 일제하 조선인 관료연구, 학민사.

박은경. (1995). 일제시대 조선총독부 조선인 관료에 관한 연구. 한국정치학회보, 28(2), 133-163.

🔥 실시간 네티즌 베스트 반응

  • bXXX앙교육은 인력부족때문일지도?저때면 지들본토도 수요 다못맞출때아님?
  • 尹X賀재밌네요
  • SXXXXXXe조선인 관료들은 다 지방으로 밀어내기 했단거지?
  • bXXX앙지방직위주로 살아남앗다는거같은데
  • 애X정둘 다 맞습니다. 지방으로 밀어낸 것도, 지방직 위주로 살아남기도 했습니다.
  • 비X아대한제국이 전근대에서 근대로 이행하던 국가라 조선총독부 수요량에 비해 관료, 특히 하급 관료랑 지방 관료로 갈수록 부족했던 것도 유임률 차이에 영향 줬을듯
  • bXXX앙재들이라도 사람많으면 모르는데 재들도 중앙행정이면 몰라도 지방직으로 내려보낼인적자산이 부족할거라서
  • 알XX루근데 사실 엄밀히 따지면일제가 조선인에게 고등교육 기회를 제공하지 않고 경성제국대학에도 이과는 안 박아줬던게 좆같은거지사실 대한제국 관료가 좋은 관료였을지는???그 관료들이 일 잘하는 관료였을까? 근대국가입장에서?
  • 애X정외교관이나 선교사들은 대한제국 정부와 관료들을 상당히 혹평하긴 했죠
  • 알XX루ㅇㅇ 그래서 나는 일제를 욕해야 하는건제대로 된 관료 양성 기관 & 대학 및 고등교육 시스템을 확충 안해주거나 억제한게 문제지사실 대한제국 관료를 고용승계 안해준건 뭐 딱히 잘못이 아니라고 봄...관료로써 능력치 개딸릴 것 같은데 대학도 안나온 사람이 관료한다고 생각하면
  • 비X아근데 이과가 없는 것(사실 정확히 말하면 늦게 생긴 것)도 문제지만일제 패망 때까지 법과가 없었던 대북제국대학 고려해보면 차라리 한정된 예산 내에서 이과가 없는게 법과가 없는 것보단 조선인 입장에서는 나았다고 생각함대만은 조선보다 먼저 점령당했는데 대만에서 대만인 고위관료는 조선에서 조선인 고위관료보다 훨씬 적었어서
  • 나XX샤그나마 조선은 일본하고 거리가 가까워서 일본에 직접 넘어가서 대학진학하고 고등교육받는 케이스도 많은데 대만은 그러기도 힘들지.보통 유학이라고 표현하던데 일제때는 같은 나라였으니 엄밀히 따지면 유학은 아니고 지금시대에 지방학생들이 수도권대학에 진학하는거하고 비슷함.
  • 실XXXXXX다후자도 사전 찾아보면 유학임지역 이동도 원래 유학이라 했음. 현재에 와서 외국 나가는 의미로만 거의 쓰게 된거지
  • 낄X조선의 관료제가 조스로 보이느냐
  • 맥X그건 사실 별개의 문제이긴 함. 그런 논리의 문제는 아닌게 식민 지배 내내 총독부 조선인 관료가 2명밖에 없었던게 설명이 안되니까. 그냥 식민지배의 권력의 중추에서 조선인을 완전히 배제한거지. 당시 조선인 관료가 무능하고 뒤떨어진건 평균의 이야기지, 실제로 유능한 관리를 원했다면 유학파들도 있었고, 찾으려하면 못찾을 것도 없었음. 아예 조선총독부에서 조선인 관료를 축출 해낸건 걍 일본인이 식민지배의 중추를 장악하고 손발로만 조선인 관료를 쓰려고 한게 맞는거.
  • 소XX막침략을 절대 합리화하는건 아니지만, 쪽바리들 아니였으면 억울하지만 중, 고등교육이고 나발이고 1950년까지 사서삼경, 논어 공부하고있었을 나라임
  • 갓XXXX국일제가 ㄹㅇ로 내선일체 진심드라이브 했으면 몰랐을거 같긴함 근데 대놓고 차별로 찍누하니
  • 방XX우조선이 낙후해서 동일시하면 개발땜시 돈 많이 들어갈텐데 그럼 일본국민들한테서 욕먹기 딱 좋긴하지
  • 셀XXXX핏애초에 국내 내부여론때문에 죽었다 꺠어나도 불가능한일
  • 뷔XX즘대한제국 시기 만들어진 사립 학교들도 일제강점기가 오면서 많이 폐교된 경우도 많더라
  • 비X아근데 일제 탄압으로 없어진 경우보다는 그냥 기반 없던 시절이 그렇듯 야심차게 세웠다가 돈 떨어져서 망한 케이스가 대부분인듯
  • 애X정사립학교만이 아니라 공립도 허가를 늦게 내준 경우가 허다해서 교육 자체를 꺼리긴 한것 같습니다
  • 나XX샤어차피 대한제국은 교사들 수가 부족해서 근대학교와 학생수를 빠르게 늘리기는 어려움.서당에서 가르치던 조선인들이 수학이나 미술같은 근대학문을 가르치기는 어려우니까.실제로 일제가 학교인가 안해준 명분도 교원자격과 학교시설이 기준에 미달하다는 이유였음.일제는 병합초기에는 일본인교사들을 조선에 데려와서 조선인학생들을 가르치게함.당시 일본인교사입장에서 조선은 말도 안통하는 시골이기에 사택료와 벽지수당까지 챙겨주면서 데려옴.그리고 192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조선에 사범학교들을 보급하면서 조선인교사양성을 시작했고 사범학교에서 조선인교사들이 배출되면서 1930년대부터는 학생수가 빠르게 늘어남.
  • 나XX샤1912년 조선전체에 보통학교는 355개1943년 조선에 공립보통학교만 3,717개1912년 조선인 초등교육취학자 41,509명1942년 조선인 초등교육취학자 1,779,661명교육시설과 학생 수
  • 키XX손그거 아직도 복붙하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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